도착하자마자 멘붕 시작
2025년 7월 22일, 현지시간 새벽 5시. 몽골 울란바토르에 도착했다.
근데… 시작부터 꼬였다.
짐이 안 나오는 거다. 한참을 기다려서야 겨우 짐을 찾고 입국장으로 나갔다. 팻말 들고 있던 가이드를 만났고, 우리 팀은 총 19명. 3개 팀으로 나뉘어 있었고, 가이드도 3명, 기사님도 3명. 나는 2팀 소속이었다.
우리 팀원 6명 개인 환전금을 뽑으러 ATM 앞으로 갔다. 여기서부터 진짜 멘붕이었다.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었고, 외국 ATM 앞에서 쩔쩔매는 건 기본. 내 차례가 됐을 땐 비번이 안 맞아서 핸드폰으로 재설정하고, 출금하기까지 40분이 넘게 걸렸다. 피곤한데, 이런 변수까지 터지니 이미 에너지 소진 완료.
트래블로그 카드 하나면 충분하다
공금은 트래블로그 어플에서 환전해놨고(환율 때문에 1인당 50,700원), 개인 환전액만 인출했다. 1인당 10만원씩.
몽골은 대부분 카드 결제가 가능해서, 트래블로그 카드 하나면 왠만한 결제는 다 된다. 수수료 걱정도 없다. 괜히 현금 많이 뽑지 말자.
푸르공과 몽골의 아침 공기
공항을 나섰다. 오, 이 시원한 공기!
울란바토르가 북쪽에 있어서 그런지 아침엔 서늘했다. 몸으로 여행 왔다는 걸 확 느꼈다. 푸르공(몽골식 승합차)에 올라탔다. 목받침대가 없어서 처음엔 뭔가 어색했는데, 목베개 덕분에 금방 적응했다.
드넓은 초원과 자연화장실
푸르공을 타고 끝없이 펼쳐진 초원을 달렸다. 몽골은 매일 이동하는 거리 자체가 크다. 450km 넘게 달리는 날도 있다. 비포장도로에서 푸르공은 그야말로 필수템.
가다가 아무 데서나 멈춰서 풍경도 보고, 자연화장실(?) 체험도 하고. 진짜 몽골스럽다.
작은 마을에서 장보기
그렇게 도착한 작은 마을. 처음엔 마을이 작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꽤 큰 도시였다. 고층 건물이 없어서 작게 느껴졌던 것 같다.
마트는 생각보다 컸고, 한국 제품도 꽤 많았다. 물, 음료, 술(나는 술을 안 마시지만…), 휴지, 물티슈 등 이것저것 공금으로 샀다. 총 7만 원 정도 썼던 것 같다.
여기서 깨달은 점. 몽골에서 탄산음료는 비추다.
나는 콜라를 사랑하는 사람인데, 차갑지 않은 탄산은 정말 맛이 없다. 탄산도 별로 안 들어 있어서 텁텁했다. 그래서 그 뒤로는 탄산 대신 ‘Toe’라는 브랜드의 음료를 샀는데, 이게 꽤 맛있었다.
몽골의 흔한 정전
장을 다 보고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갔다. 그런데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정전이었다. 몽골에서는 전력 차단이 종종 있다더라. 결국 길 건너편 식당으로 갔는데, 여기도 정전 상태.
하지만 다행히 음식은 가능하다고 해서 첫 몽골 음식을 맛봤다. 양고기, 소고기, 닭고기를 골고루 시켰다. 나는 원래 양고기를 잘 못 먹는데, 이날은 그래도 억지로 먹어봤다. (근데 앞으로 양과 염소는 거의 못 먹었다…)
양 떼, 염소 떼가 길을 막다
점심 후 다시 오프로드를 달렸다. 그러다 푸르공 앞을 가로막고 있는 양 떼, 염소 떼를 만났다. 정말 장관이었다. 몽골에서는 이런 풍경이 일상이더라. 처음엔 신기해서 사진 찍고 난리였지만, 나중엔 그냥 그러려니 했다.
이흐가즈링촐로 캠핑 도전기
첫째 날 목적지는 ‘이흐가즈링촐로’.
초원이 아닌, 거대한 바위산들이 웅장하게 펼쳐진 곳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야영을 선택했다. 단점은 물이 없다. 씻는 건 사치다. 물티슈와 양치컵으로 간신히 버텼다. 데이터도 안 터져서 여자친구한테 연락도 못 했다.
기사님이 알려주셨다. “바위산 정상에 올라가면 데이터 하나는 터질 거예요.”
남자 3명이서 바위산에 올랐다. 나는 중간까지만 올라갔다. 너무 무서웠다.
그래도 그곳에서 겨우겨우 카톡을 보냈다. 4개 중 2개만 전송됐다.
텐트가 무너지고, 은하수를 보다
저녁은 가이드님들이 김치찌개랑 삼겹살을 해주셨다. 역시 고기는 돼지다.
식사 후 우노 게임을 했다. 이 우노가 몽골 여행에서 가장 빛난 아이템이 됐다. 다들 게임 실력이 장난 아니었다.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렇게 첫째 날 밤, 텐트에서 잠이 들었는데… 새벽 1시쯤, 텐트 뼈대가 얼굴을 강타하며 깨웠다. 강풍에 텐트 3개가 모두 무너졌다. 다들 나와서 텐트를 보수하기 시작했다. 근데, 그 순간 모두 멈췄다.
하늘 위로 별과 은하수가 쏟아지고 있었다.
이걸 보려고 몽골에 왔는데, 진짜 눈 앞에서 펼쳐졌다.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 다들 멍하니 하늘을 바라봤다. 그 순간은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다.
고생 끝에 남는 건 추억이다
별을 보고 나서야 다시 텐트 보수에 집중했다. 2개는 다시 세웠지만, 1개는 포기했다. 안대와 귀마개를 끼고 다시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땐 거짓말처럼 바람도 구름도 사라지고, 파란 하늘이 펼쳐졌다.

생각해보면 이 첫째 날 밤이 몽골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낭만이었다.
다시 몽골을 간다면, 나는 또 야영을 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