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3가 4가 차이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해서 직접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면서 본격적인 독감 예방 접종 시기가 되었는데요. 저도 최근 교직원 지원이 있어서 독감 백신을 맞고 왔습니다.
그런데 간호사님께서 “4가 백신으로 놔드릴게요” 하시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치더라고요. ‘어디서는 3가라고 하고, 여긴 4가네. 도대체 무슨 차이지?’ 아마 많은 분이 저처럼 궁금해하셨을 것 같습니다. 기왕 내 몸에 맞는 거, 정확히 알고 맞으면 더 든든하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3가 백신과 4가 백신이 어떻게 다른지, 명확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백신 이름에 붙은 숫자의 의미
가장 핵심적인 차이는 이름에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여기서 ‘가(價, valent)’라는 건, 백신 하나에 몇 종류의 바이러스 항원(즉, 예방 성분)이 들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 💉 3가 백신 (Trivalent): 말 그대로 3가지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합니다.
- 💉 4가 백신 (Quadrivalent): 당연히 4가지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하겠죠.
네, 정말 쉽습니다. 4가 백신이 3가 백신보다 1가지 종류의 바이러스를 ‘더’ 막아주는, 예방 범위가 더 넓은 백신인 셈입니다.
A형과 B형 바이러스 이야기
그럼 도대체 어떤 바이러스를 막아준다는 걸까요? 우리가 흔히 ‘독감’ 또는 ‘인플루엔자’라고 부르는 녀석은 크게 A형, B형, C형으로 나뉩니다. 이 중에서 사람에게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고 대유행을 만드는 주범은 바로 A형과 B형입니다.
독감 백신은 바로 이 A형과 B형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지는데요, 여기서 3가와 4가의 구성 차이가 딱 드러납니다.

- 3가 백신 구성:
- A형 바이러스 2종 (H1N1, H3N2 계열)
- B형 바이러스 1종 (빅토리아 계열 또는 야마가타 계열 중 하나만 선택)
- 4가 백신 구성:
- A형 바이러스 2종 (H1N1, H3N2 계열)
- B형 바이러스 2종 (빅토리아 계열 + 야마가타 계열 모두 포함)
보이시나요? A형 바이러스 2종은 둘 다 동일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국 3가와 4가를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는 ‘B형 바이러스 1종’을 더 포함했느냐, 아니냐의 차이입니다.
핵심 차이인 B형 바이러스 1종
‘그럼 B형 바이러스 1종 차이가 뭐 그리 대단한가?’ 싶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과거 3가 백신이 주를 이루던 시절에는, WHO(세계보건기구) 같은 기관에서 그해 겨울에 유행할 B형 바이러스가 ‘빅토리아’ 계열일지, ‘야마가타’ 계열일지 ‘예측’을 해서 백신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만약 예측이 빗나가서,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B형 바이러스가 유행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백신의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미스매치(Mismatch)’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독감 예방 주사를 맞았는데도 독감에 걸리는 속상한 상황이 생기는 거죠.
4가 백신은 바로 이 ‘예측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아예 B형 바이러스의 두 계열(빅토리아, 야마가타)을 모두 포함시켜 버린 겁니다. 이렇게 하니 어떤 B형 독감이 유행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예방 효과를 볼 수 있게 된 것이죠.
독감 예방 접종은 언제가 좋을까
백신 차이를 알았으니, 이제 언제 맞아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독감은 보통 11월 말에서 12월 초에 유행이 시작되어 이듬해 봄까지 이어지는데요.
백신을 맞고 나서 우리 몸에 항체가 생겨 방어 능력을 갖추기까지는 약 2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독감이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인 10월에서 11월 사이에 예방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물론 이 시기를 놓쳤다고 해도 너무 늦은 건 아닙니다. 유행 기간 중이라도 예방 접종을 받는 것이 안 받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니까요. “아, 이미 12월인데…” 하고 포기하지 마시고, 아직 안 맞으셨다면 지금이라도 가까운 병원에 문의해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특히 접종이 필요한 사람들
사실 독감 백신은 6개월 이상의 영아부터 성인까지, 모두에게 권장됩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더 적극적으로 접종을 고려해야 하는 ‘고위험군’이 있습니다.
- 어린이와 청소년: 특히 생후 6개월에서 59개월 사이의 영유아는 독감에 걸리면 합병증 위험이 큽니다.
- 어르신: 65세 이상 어르신들도 면역력이 약해 합병증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 임산부: 임신 중 독감에 걸리면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위험할 수 있습니다. 백신은 임신 주수와 상관없이 접종이 가능합니다.
- 만성질환자: 폐 질환, 심장 질환, 당뇨, 신장 질환 등을 앓고 계신 분들은 독감 합병증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이런 고위험군에 속하거나, 혹은 고위험군과 함께 생활하는 분들(예: 아기를 돌보는 부모님, 어르신을 모시는 가족)은 본인과 가족을 위해 꼭 예방 접종을 챙기시는 게 좋습니다. (저 같은 교직원도 아이들과 접촉이 많으니 필수겠죠?)
백신 접종 후 주의사항과 부작용

주사를 맞고 나면 항상 듣는 이야기가 있죠. “오늘은 무리하지 마시고, 푹 쉬세요.” 독감 백신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주사 맞은 부위가 빨갛게 붓거나 아픈 것(국소 통증)입니다. 저도 맞고 나서 이틀 정도는 팔이 뻐근하더라고요. 미열이나 가벼운 근육통이 동반될 수도 있는데, 대부분 1~2일 내로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접종 후 주의사항은 간단합니다.
- 접종 후 15~30분 정도는 병원에 머물면서 알레르기 같은 이상 반응이 없는지 관찰합니다.
- 접종 당일에는 과격한 운동이나 음주, 사우나 등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접종 부위는 깨끗하게 유지하고, 가렵다고 긁거나 만지지 않습니다.
-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는 기본!
만약 접종 후 고열이 나거나, 호흡 곤란, 두드러기 같은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그래서 어떤 백신을 선택해야 할까
결론은 명확해 보입니다. 3가와 4가의 가격 차이가 아주 크지 않다면, 이왕 맞는 예방 접종, 4가 백신을 선택하는 것이 더 현명한 판단일 수 있습니다.
B형 독감은 A형 독감보다 증상은 비교적 경미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심한 고열과 근육통을 유발합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에게서 더 자주 유행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 B형 독감의 두 종류를 모두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죠.
최근에는 이러한 장점 때문에 대부분의 병·의원이나 국가 지원 사업(어린이, 임산부, 어르신 무료 접종 등)에서도 4가 백신을 기본으로 권장하거나 아예 4가로 통일해서 접종하고 있습니다. (제가 맞은 교직원 지원 백신도 그래서 4가였나 봅니다.)
물론 3가 백신도 A형 독감 2종과 B형 독감 1종을 예방하는 효과는 확실히 있습니다. 하지만 더 넓은 범위를 든든하게 방어해주는 4가 백신이 있다는 점, 이제 확실히 아셨죠? 여러분의 건강한 겨울나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