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종합건강검진 공가, 본인 부담으로 받으면 사용이 가능할까?

최종 수정일: 2025년 10월 14일

공무원 종합건강검진 공가 사용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주변에 정말 많으신 것 같아요. 특히 매년 교육청 같은 기관에서 소속 교직원들을 위해 종합건강검진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안내문을 보내주다 보니, ‘어? 이 병원에서 내가 돈 내고 검진받아도 공가를 쓸 수 있는 건가?’ 하고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시더라고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2년에 한 번씩 해주는 일반 건강검진과는 별개로, 내 건강을 위해 좀 더 꼼꼼하게 종합검진을 받아보려는 계획을 세우면서 한 번쯤은 고민해보셨을 문제일 텐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쉽게도 이 경우에는 공가 사용이 어렵습니다. 왜 그런지 지금부터 차근차근 그 이유를 설명해 드릴게요.

공가 제도의 본질적인 취지 살펴보기

우선 우리가 ‘공가’라는 휴가를 언제 사용할 수 있는지 그 근본적인 취지부터 이해하면 쉬워요. 공가는 단순히 개인적인 일을 볼 때 쓰는 휴가가 아니거든요. 지방공무원 복무에 관한 예규를 살펴보면, 공가는 공무원이 일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기관의 업무 수행에 협조하거나, 법령에 정해진 의무를 이행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부여받는 휴가라고 명시되어 있어요.

즉, ‘공적인 임무’ 또는 ‘법적인 의무’와 관련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예를 들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거나, 투표에 참여하는 것처럼요. 개인의 선택에 따른 활동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의무적인 성격이 강한 경우에만 공가를 사용할 수 있는 셈입니다.

법령에서 인정하는 건강검진 공가 사유

그렇다면 건강검진의 경우는 어떨까요? 관련 복무규정을 보면 건강검진으로 공가를 받을 수 있는 사유를 아주 구체적으로 정해두고 있습니다. 모든 건강검진이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딱 세 가지 법령에 근거한 검진만 해당돼요.

  1. 산업안전보건법 제129조부터 제131조에 따른 건강진단
  2.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에 따른 건강검진
  3. 결핵예방법 제11조 제1항에 따른 결핵검진 등

첫 번째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건강진단은 사무직의 경우 2년에 1회 이상 받도록 되어 있는 바로 그 일반건강진단을 의미하고요. 두 번째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건강검진 역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국가 건강검진입니다. 마지막은 결핵 예방을 위한 검진이고요. 이처럼 법령은 공가 사용이 가능한 건강검진을 명확하게 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다른 종류의 건강검진은 공가 처리의 대상이 되기 어려운 거죠.

내가 원해서 받는 종합건강검진의 경우

이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안내해 준 병원에서 내 돈을 내고 자발적으로 종합건강검진을 받는 경우. 이건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법령상 의무에 해당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예규에서도 ‘국가기관의 업무수행 또는 법령상 의무의 이행이 필요하지 않은, 대상자 본인의 필요에 의해 임의로 실시한 일반건강검진은 공가 사유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명확히 하고 있어요.

교육청에서 병원과 협약을 맺는 것은 소속 직원들의 복지를 위한 일종의 ‘편의 제공’이라고 이해하셔야 해요. 검진 비용을 할인해주거나 예약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 그 검진 자체를 법적 의무로 만드는 것은 아니거든요. 따라서 내가 필요해서, 내 건강을 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어서 자발적으로 신청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종합건강검진은 ‘개인적인 용무’로 분류되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휴가를 사용해야 할까

그럼 공가를 못 쓴다고 해서 종합건강검진을 받으러 갈 방법이 없는 걸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이럴 때 사용하라고 있는 것이 바로 ‘연가’입니다. 공무원은 누구나 개인적인 용무나 휴식 등을 위해 자유롭게 연가를 사용할 수 있죠. 몸이 좀 안 좋은 것 같아서, 혹은 정기적으로 내 몸 상태를 체크하고 싶어서 병원에 가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니만큼, 연가를 활용하여 당당하게 다녀오시면 됩니다.

오히려 공가 사유에 맞는지 아닌지 애매하게 고민하는 것보다, 마음 편하게 연가를 신청하고 하루 시간을 내어 꼼꼼하게 건강을 챙기는 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건강만큼 중요한 건 없으니까요.